거울을 보다가 정말 깜짝 놀랐어요. 눈이 시뻘겋게 충혈돼서 남편이 "너 눈 왜 그래" 하고 물어볼 정도였어요ㅜ 생각해보니 며칠 전부터 조금씩 그런 느낌이 있긴 했는데 그날따라 유독 심해 보여서 놀랐던 것 같아요. 그날 아침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는데도 눈이 뜨자마자 뻣뻣한 느낌이 들어서 이상하다 싶었거든요. 세수하고 로션 바르면서도 계속 눈이 신경 쓰여서 자꾸 거울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어요.
요 며칠 회사 일이 몰려서 모니터를 하루 10시간 넘게 들여다봤거든요. 오전엔 그래도 버틸 만한데 점심 먹고 오후 2~3시쯤 되면 화면 글자가 겹쳐 보이고 눈이 뻑뻑해서 몇 번씩 눈을 깜빡여야 초점이 겨우 맞아요. 퇴근할 때쯤엔 아예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느낌까지 들더라고요. 회의 중에 동료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눈은 계속 뻑뻑해서 저도 모르게 눈을 비비게 되고, 그러다 보면 화장까지 다 번져서 이래저래 민망했던 적도 있어요. 동료들 앞에서 태연한 척 넘기긴 했지만 속으로는 '이러다 눈에 뭔 일 나는 거 아니야' 싶어서 은근히 불안했어요. 엑셀 숫자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옆줄이랑 헷갈려서 다시 세는 일도 잦아졌고요.
그래서 3주 전쯤 큰맘 먹고 블루라이트차단렌즈로 안경을 바꿔봤어요. 예전부터 눈 피로에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이번 기회에 한번 써보자 싶었고, 인터넷 후기들도 괜찮아 보여서 나름 기대를 했었어요. 안경값도 적지 않게 나갔는데 그만큼 효과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결제 버튼을 눌렀던 기억이 나요. 며칠 동안 리뷰만 열댓 개 넘게 찾아 읽으면서 다들 좋다고 하니까 저도 당연히 효과를 볼 줄 알았어요. 남편한테도 "이제 좀 나아지겠지" 하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솔직히 저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ㅠ

처음 며칠은 화면이 노랗게 보이는 게 너무 낯설어서 적응이 안 되고 어지럽기까지 했어요. 심할 땐 서류 색깔까지 헷갈릴 정도라 일할 때 살짝 불편하기도 했어요. 모니터뿐 아니라 핸드폰 화면도 다 누렇게 떠 보여서 이걸 계속 껴야 하나 싶을 정도였는데, 일주일쯤 지나니까 그 노란 느낌은 이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되긴 했어요. 적응이 되고 나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는데, 그것도 잠시였어요. 문제는 정작 제일 바라던 부분, 그러니까 눈 침침함이랑 뻑뻑한 안구건조는 별 차이가 없다는 거예요ㅜ 렌즈를 바꾸기 전이랑 오후에 눈 상태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랄까요. 오히려 요즘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뻑뻑함이 느껴질 때도 있어서 렌즈가 정말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건지 자꾸 의심하게 돼요.
혹시 저처럼 블루라이트차단렌즈 껴도 눈 피로가 그대로인 분 계실까요? 원래 이런 렌즈가 체감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지, 아니면 제 눈이 이미 너무 혹사당해서 이 정도 대책으로는 어림도 없는 건지 궁금해요. 안경원에서는 서서히 좋아질 수 있다고 하긴 했는데 3주째인데도 큰 변화가 없으니 이게 맞는 방향인지 자꾸 의심이 들어요. 주변에 물어봐도 "그거 그냥 기분 탓 아니야" 하는 사람도 있고 "원래 오래 써야 체감돼" 하는 사람도 있어서 뭐가 맞는 말인지도 헷갈리고요.
어제 저녁엔 오랜만에 책 좀 보려고 앉았는데 30분도 안 돼서 눈이 뻐근하고 시큰거려서 그냥 덮어버렸어요. 글자에 집중하려고 하면 눈 뒤쪽이 쿡쿡 쑤시는 느낌까지 들어서 더 보다간 두통으로 이어질 것 같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그 정도로 책을 오래 못 보진 않았는데 요즘은 확실히 눈이 버티는 시간 자체가 짧아진 것 같아요. 결국 책은 침대 옆에 그대로 두고 불 끄고 누웠는데, 눈을 감아도 뭔가 뻐근한 느낌이 한참 가시질 않아서 잠도 살짝 설쳤어요. 다음 날 아침에도 눈두덩이가 좀 부어 있는 것 같아서 화장할 때 괜히 더 신경 쓰였어요.
혹시나 도수가 안 맞아서 그런 건가 싶어서 동네 안경원에 두 번이나 다시 갔다 왔어요. 렌즈 상태도 확인해달라고 하고 도수 재는 것도 다시 해봤는데, 그때마다 도수는 잘 맞는다는 말씀만 하시더라고요. 두 번째 방문 땐 렌즈 코팅이 벗겨진 건 아닌지까지 확인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그것도 이상 없다고 하셔서 더 할 말이 없었어요. 그럼 대체 뭐가 문제인 건지 저도 답답하기만 해요. 안경원 사장님도 "요즘 다들 화면을 너무 오래 봐서 그런 것 같다"는 말씀만 하셔서, 결국 제가 알아서 해결책을 더 찾아봐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친한 언니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차단렌즈 하나만 믿지 말고 눈에 좋은 영양제도 같이 챙겨보라면서 안광개선제라는 걸 권해주더라고요. 자기도 눈 뻑뻑할 때 같이 먹었다고 하면서요. 저는 이런 쪽은 잘 몰라서 드셔보신 분들 후기가 좀 궁금하기도 하고, 렌즈랑 같이 병행해도 괜찮은 건지도 궁금해요. 언니 얘기 듣고 나니 렌즈 하나로 다 해결하려고 했던 게 애초에 무리였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렌즈 하나 바꾸고 나서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일단은 언니 말대로 하루 한 알씩 2주째 같이 먹어보고 있는데, 뭔가 살짝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기분 탓인가 싶기도 하고 애매해요. 좀 더 지켜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블루라이트차단렌즈에 영양제까지 벌써 3만원대 넘게 썼는데도 눈 침침함이 확 가시질 않으니 이게 맞게 하고 있는 건지 솔직히 좀 답답하고 걱정돼요. 이러다 눈 상태가 더 나빠지는 건 아닐까 싶어서 요즘은 자기 전에 핸드폰 보는 시간도 좀 줄여보려고 나름 애쓰고 있는데, 습관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바뀌질 않네요.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신경 쓰다 보면 언젠가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버텨보려고요.